도움말

[스크랩] 은퇴하면 먼저 동네일부터 찾아라

반석산 2015. 8. 25. 15:28

은퇴하면 먼저 동네일부터 찾아라

머니위크 | 이정흔 | 입력 2009.10.17 09:50

 
[편집자주] '장수 리스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 위험이 된 시대. '행복한 100세'를 위해서는 갱생(更生)의 마음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지령 100호를 맞은 < 머니위크 > 는 더 힘찬 도약을 위한 '행복 100세' 특집을 마련했다.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재무ㆍ일ㆍ여가ㆍ주거설계 등에 관해 다각적으로 짚어본다.

[[머니위크 커버]행복 100세 꿈/ 노년기의 직업 찾기]
"기자 분은 앞으로 몇살까지 일하고 싶으세요? 아니 그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 그만 둘 것 같으세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그가 묻는다. 기자가 잠시 주춤주춤 고민 끝에 "아마도 50세는 넘어서겠죠…"라고 답한다.

"그렇죠. 행복 100세라고 하면 50세에 일을 그만둔다고 해도 앞으로 50년이 남습니다."

50년! 막연하게 바라보던 '노년기의 직업'이 한순간 너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와 닿는다. 보통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은퇴를 맞기까지 일을 하는 기간이 30~40년 정도라고 본다면 어쩌면 노년기의 직업이란 그것보다 더 오랜 기간 영유해야 할 삶의 큰 부분인 것이다. 그러니 그 오랜 기간을 일정한 일 없이 보낸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길고 긴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직업 전략,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김종민 교육지원팀장으로부터 들어보았다.

◆단절 벗어나려거든 동네 일 먼저

단절. 김 팀장은 대부분 직장인들이 은퇴 후 맞게 되는 노년기의 삶을 이 단어로 설명했다. 여가, 가족, 지역사회 등 모든 것과 단절하고 오로지 일에만 매달려 왔던 시간. 어쩌면 노년기의 직업이란 이 단절을 벗어나게 해주는 통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그러니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 역시 간단하다. 단절돼 있던 지역사회와 연결 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젊었을 때의 일이 생계의 수단으로서 돈을 버는 데 목적성이 강했다면, 노년기의 일은 보다 자유로운 틀 안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새로운 꿈을 찾는 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여가가 일이 될 수도 있고, 봉사 활동이 일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나 궁금증이 생긴다. 그가 설명을 하면서 몇번이나 강조한 말은 다름 아닌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찾기'. 내 역할을 찾는 데 있어 굳이 지역사회 안에 한정될 필요가 있는 걸까? 지역사회를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가령 가정주부들만 보더라도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동네에서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은 어디인지, 어디에 가면 주민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지 이런 아주 사소하면서 당연한 것들 말입니다. 반면 눈뜨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해결해 온 사람들은 다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집, 가족, 지역사회 안으로 다시 되돌아오긴 했는데,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그때부터 내 자신의 가치가 쓸모없다 여겨지게 되고 우울증이나 허무감 등이 찾아오게 된다. 때문에 지역사회와의 단절을 벗어나 그 안에서 길을 찾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가까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김 팀장이 지역사회 내부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비스 받는 자에서 제공자로 변화해야

"현재로서는 은퇴 이후의 노년 인구들은 지역사회에서 책임져야 하는, 말하자면 지역사회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입니다. 특히 1963년부터 1975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은퇴시기를 맞으면 이들은 지역사회 내부에서도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다양한 연륜과 실무 경험을 자산으로 가진 분들 아닙니까. 노년층이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으로 상황을 뒤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그가 몇몇 해외의 사례를 소개한다. 네덜란드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간단한 파트타임 일자리를 소개하는 '65+'라는 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이나 극장, 다양한 곳에 적재적소의 인재를 배치하니 이들을 찾는 곳이 많아지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이 업체엔 단서가 하나 있다. 기업이 어려워지게 되면 언제든 일을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는 조항이다.

일본은 현재 동네나 구 등의 지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민간인이 주축이 된 클럽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이동을 도와주는 운송 봉사라든지 다양한 종류의 봉사활동이 실제로도 지역사회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일본과 비슷한 추세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령 예전에는 이들을 중개해주는 기관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직접 조직을 만들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 같은 일을 해나가는 경우입니다. 노년기의 일에 대해 노년층이 보다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변하게 된거죠. 네덜란드에서 보듯 노년층은 오랜 사회 경험에서 쌓은 연륜을 봤을 때 가치가 큰 인적자원입니다.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들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죠. 말하자면 블루오션입니다."

◆행복 100세, 직업 찾기를 위한 5가지 단계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행복한 노년생활의 직업을 찾기 위한 팁은 없을까. 김 팀장이 이를 위한 다섯가지 과정을 제안한다.

첫째, 바라보기

. 은퇴를 하고 노년기가 됐을 때 나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당장 사회적인 관계가 많은 부분 바뀔 것이고, 가족간의 관계도 달라질 것이다. 취미나 시간관리 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둘째, 확인하기.

겉으로 보이는 나와 또 아직 발견되지 못한 숨겨진 나를 한번 더 찬찬히 들여보는 과정이다. 내가 행복한 때가 언제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현실에 밀려 미처 꺼내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과 꿈을 한 번 더 살펴보고 재발견 하는 과정이다.

셋째, 명함 만들기

. 지금 현재의 일을 조금 더 발전시킬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날 것인지 구체적인 선택의 순간이나 다름없다. 자신을 탐구하는 과정을 거쳐 하고자 하는 목표, 방향이 설정되었다면 그에 따라 큰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다.

넷째, 실천하기

. 노년기의 일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다. 직업 교육을 거쳐 필요한 능력을 쌓기도 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단 일주일이라도 미리 체험을 해보는 것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다섯째, 두드리기

. 실제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구직활동을 하는 과정이다. 물론 창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

김 팀장은 "이 다섯가지 과정은 현재 은퇴를 하고 직업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도 해당되지만 미래를 위해 준비가 필요한 젊은 직장인에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꾸준한 관심입니다. 지금 사는 게 바쁘다고 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 당장 닥쳐서는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해 져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두번째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실질적인 준비 단계인 네번째, 다섯번째는 잠시 뒤로 미루더라도 큰 밑그림은 그려 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당장 실천하기에도 부담 없는 방법 아닙니까. 그 다음이요? 내가 언제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는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게 돼 있으니까요."

머니투데이 "
이정흔기자 vivajh@
출처 : [ 베트남 ] 비지니스 & 은퇴이민
글쓴이 : THE WORLD 원글보기
메모 : .